설악산을 간다(대청봉에서 소청대피소로 간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아니 내 인생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대청봉을 뒤로하고 천천히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울퉁불퉁한 돌이 많아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산행을 하다가 발목을 접질리거나, 발목에 부상을 당하면 산행이 불가능하여, 아주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헬기 이착륙장(헬리포트, 헬리패드)에 두고 간 배낭을 메고, 중청대피소 공사현장을 지나서, 지친 내 몸을 편히 쉬고, 안식을 줄 휴식처인 소청대피소로 향하여 간다. 소청대피소 가는 길도 힘이 든다. 거리 상으로는 얼마 안 되는데, 산행 시간은 오래 걸린다. 어느새 해가 지려고, 하늘에는 붉은 노을이 멋지게 깔린다.
가수 이문세 님의 붉은 노을 노래를 혼자 부르면서 간다.
한참을 가도 소청대피소가 안 나와서, 내가 혹시 길을 잘못 들었나 하는 걱정을 하면서 하산을 하는데, 소청대피소까지 400미터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와서 너무 기분이 좋다. 이번에는 이정표를 2번 확인하고, 확신을 가지고, 다시 힘을 내서 간다.
해가 지려고 먼 산 위에 해가 걸려서, 점점 어두워지니, 내 마음이 초조하고, 급해진다. 한참을 가도 소청대피소는 안 나온다. 방향은 정확히 잡았는데, 내 평생 이렇게 긴 400미터는 처음이다. 가는 길에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는다.
한참을 가니 저 아래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반가운 소리는 처음이다. 거의 해가 떨어져서 발아래가 잘 안 보여서, 조심스럽게, 천천히 내려간다.
드디어 소청대피소에 도착했다. 대피소 직원에게 도착을 알리고 오늘의 내 안식처인 침상을 배정받고, 대피소 관리인에게 주의 사항을 듣고, 2리터 생수 한 병을 3,000원에 구입한다.
숙소 앞에 마련된 테이블에 배낭을 풀고, 준비한 먹거리들을 꺼내서 천천히 먹는다. 이 씨는 어디쯤 오고 있을까? 휴대폰을 보니 끝청을 지나고 있다. 내일은 봉정암을 지나고, 백담사계곡을 지나, 수렴동대피소를 지나서, 백담사 셔틀버스정류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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